유전자 치료 꿈꾸는 약계 출신 뇌과학자


인지증(치매) 환자 수는 일본에서 약 300만명. 그중 60%가 알츠하이머병으로 불리는 환자이다. 뇌 속에 아미로이드베타라는 단백질이 고이는 것이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이화학연구소 뇌과학종합연구센터의 사이도 가카오미(西道隆臣)씨는 2004년 알츠하이머병을 유발시킨 실험용 쥐의 뇌 속에 아미로이드베타를 분해하는 효소 산생의 유전자를 주입해서 아미로이드베타를 절반으로 감소시키는 유전자 치료에 성공했다.

그러나 사람에 대한 임상 응용을 생각할 때 뇌에 직접 주입하는 위험은 예방하고 싶다. 그리고 금년 3월에는 뇌 이외의 혈관으로 주사하는 방법으로 인지증 마우스를 치료했다고 발표했다.

이 마우스는 미로에서 탈출할 수 있느냐를 테스트하는 실험에서 야생마우스와 동일한 학습과 기억능력을 회복한 상태였다. 비록 마우스라고는 하지만 인지증 치료법 개발에 현실미를 부여한 세계 최초의 상과였다.

주인공 사이도 시니어 팀리더는 1988년 도쿄대학 대학원 약학계 연구과를 수료. 도쿄도 임상의학종합연구소 등을 거쳐 2009년부터 현직을 맡아왔다. 그는 ‘다음번에는 영장류, 그로부터 임상연구에 진입하고 싶다’고 말한다. 사람에게 응용되면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아미로이드베타를 미리 분해시켜 발병 자체를 예방할 수도 있을 것이다.

93년부터 연구 계속
아버지가 중학교 이과교사였기 때문에 어느덧 자신도 과학자의 길로 들어섰다고 한다. 전공분야는 단백질의 분해효소 연구.

알츠하이머병의 연구와 치료약 모색을 시작한 것은 1993년부터. 뇌에는 아미로이드베타를 분해하는 효소가 있고 이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 기능이 나이와 함께 약화되는 사실도 규명했다.

‘노화현상을 해명하는 연구는 고고학이나 역사연구와 비슷하다’. 노화현상 연구는 몸속에서 긴 시간에 걸쳐 조금씩 진행되는 질병의 흔적을 지층을 파헤쳐 옛 토기를 주워내듯이 차분히 수집한다. 알츠하이머병과 노화현상의 관련성도 차츰 구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앞으로 15년 내에 이 인지증 유전자 치료를 실용화하고 싶다’. 그때쯤 되면 이른바 베이비부모(baby boomer) 세대가 인지증 발병 리스크가 급격히 높아지는 80대 연령층으로 고령화된다. 이대로 방치하면 인지증 의료비와 개호비가 팽창할 것이다.

‘유전자 치료의 실용화에는 연구비로만 연간 50억엔의 집중투자가 필요. 그러나 주사 1회만으로 인지증 예방이 가능해진다면 그 비용대비 효과는 매우 높다’.

급성장하는 iPS세포(인공다능성줄기세포) 연구 때문에 그늘에 가리기 쉬운 유전자 치료의 유용성에 다시 각광을 유도하면서 인지증 때문에 고통 받는 환자와 그 가족을 구원하겠다. 그런 신념에 의지해서 사이도 수석 팀리더는 인지증 예방 주사약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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