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사원이 과장으로 특진하는 회사

일라이 릴리, SLDP 연수프로그램 영업 간부 육성
MR 업무평가 3단계 교육, 입사 5년에 과장 후보

미국계 제약회사인 일본 일라이 릴리가 의약품 영업을 담당하는 의약정보담당자(MR) 연수에 주력하고 있다. 젊은 MR들을 선발해서 숙박 연수프로젝트를 펼친다. 판단력과 통솔력을 연마하고 20대의 젊은 사원들을 과장 등 리더직으로 등용한다.

‘고래잡이(포경)는 합당한가’라는 시비논쟁. 앞의 자리를 차지한 영업간부들과 마주앉아서 젊은 MR 35명이 활발한 토론을 전개한다. 2012년 11월 효고현(兵庫縣)내에서 개최된 ‘SLDP1 연수’의 한 장면이다. 간부도 1박2일로 연수에 참가해 젊은이들에게 어드바이스 한다.

SLDP1는 ‘세일즈 리더십 디블롭먼트 프로그램’의 약어. 젊은 MR의 관리 통솔력을 신장할 목적으로 준비 중인 3단계 연수 가운데 제 1단계 연수이기 때문에 ‘1’자가 붙는다.

입사 3년 미만 또는 30세 이하의 중도 채용된 사원이 대상이며, 입사 후의 연수와 평상시의 업무평가를 바탕으로 최대 40명이 선발된다. 신규채용과 중도채용이 수백 명에 달하는 이 회사에서는 좁은 문이다.

SLDP1에서는 젊은 사원이 과장이 돼서 대량의 미결재 서류를 처리하는 ‘인바스켓’ 이라는 훈련도 실시한다.

단순히 서류를 위로부터 차례로 처리하는 것만으로는 예약 등 예정시간이 문제가 되지만 핵심은 어떻게 우선순위를 정하느냐가 문제이다. 한정된 시간 내에서의 판단력이 요구되며 수강자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과장은 이런 직책을 맡은 사람’이라는 실감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한편 영업 간부는 이 프로그램을 지켜보고 젊은 사원에게 조언한다. 인사 관계자도 젊은 MR 3명에게 1명씩 배정돼 대인관계 능력과 의사소통 능력 등의 관점에서 채점한다. 연수 1개월 후에 장단점을 본인에게 알리고 일상적인 업무 개선에 참고로 삼게 한다.

SLDP2 단계로 진입하는 것은 반년 뒤. MR로서의 업무처리 평가 등으로 SLDP1 참가자 중 최대 18명을 선발한다.

SLDP3단계도 비슷한 과정을 거쳐 SLDP2단계 참가자 중에서 최대 15명을 뽑아 연수를 받도록 한다. 이들은 영업 간부와의 면담을 거쳐 빠르면 입사 5년 만에 과장 후보가 될 수 있다. 30세대 중반에 과장으로 승진되는 케이스가 많은 이 회사지만 입사 5년 경력의 과장후보는 매우 이례적인 발탁이다.

입사 5년에 과장 후보
SLDP연수가 시작된 것은 2008년도. 당시는 ‘신약 발매를 자제하면서 조직 강화를 하는 것이 급선무였다’(곤도헤이사부로 영업인재 개발부장)는 것. MR 인력은 현재 1700명 정도이며 3년 전보다 2배 정도로 늘었다. 지금까지 SLDP1을 72명이 수강했고 12명이 과장 승진을 이루었다.

후쿠시마현(福島縣) 에서 중추신경계 영역을 담당하는 스가노 스케토 씨도 그 중 하나. SLDP를 통해서 ‘객관적으로 자신의 강약점을 파악할 수 있는 힘이 생겼고,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회고한다.

과장 승진을 한 지금은 팀 전분야로 시야를 확대해 조직의 성장을 겨냥하고 있다. “젊은 과장이 근무하는 직장은 활성화 된다”고 곤도 부장은 말한다.
낮은 눈높이로 사물을 바라보면서 전체를 파악해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젊고 머리가 유연한 만큼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솟아난다.

SLDP 프로그램은 사내 인맥을 확대하는 효과도 있다. MR는 근무지가 각 지역에 산재되는 경우가 많은데 같은 세대의 젊은이들이 연수 후에도 서로 연락을 취해서 업무로 어려워졌을 때 조언을 하거나 도움을 주고 있다.

그리고 연수중의 간담회에는 영업 간부들이 참석하므로써 ‘회사도 조기 인재 육성에 큰 관심을 보이는구나’하는 실감을 느꼈다고 스가노 과장은 되돌아 본다.

일본 일라이 릴리는 금년 2월에 고베시(神戶市)에 4억 엔을 투자해 연수시설을 개선했다. 다음부터는 SLDP 연수를 이 시설에서 실시할 것을 검토 중이다. 일본에서 수익 확대를 기대할 수 있는 의약품을 여러 가지 가졌기 때문에 회사는 영업력 향상을 위해 우수인력 육성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