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발생 3개월째, 몇 년이 걸려도 계속할 것
동일본 대지진으로 지역 내에 병원과 진료소가 전멸한 미야기(宮城)현 이시마키(石卷)시 오카쓰(雄勝)마치와 기타카미(北上)마치에서는 현재 의료구호팀이 대피소를 순회하는 등 의료제공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른바 ‘의사가 없는 지구’가 되어버린 오카쓰(雄勝)마치에 매주 와서 주민들을 치료하고 있는 도쿄 의사가 있다. 그녀의 이름은 이시이 나오코.

나오코씨는 “이 지역사람들이 나를 필요로 할 때까지 몇 년이 걸려도 계속 올 생각이다”라고 말한다.

그녀가 처음 그 곳을 방문한 것은 지난 3월 21일. 남편과 함께 구호물자를 전달하기 위해 기타카미(北上)마치를 방문했을 때 현지관계자들로부터 “여기보다는 오카쓰(雄勝)마치가 더 불안해요”라는 말을 듣고 가게 된 것이 계기가 되었다.

혈압 200mmHg 이상의 환자가 수두룩했던 대피소
대피소에는 지진이 발생한 이래 거의 치료를 받지 못한 이재민들이 모여서 의사가 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진료소도 치료도구도 없는 대피소에서 나오코씨는 다다미 위에 상자를 놓고 간이진료대를 설치, 혈압을 측정했다.

그녀에 따르면 방문한 날 혈압을 측정한 사람은 10여명 정도였지만 최고혈압이 200mmHg를 넘는 사람이 수두룩했다고 한다.

그것은 추위와 갑작스럽게 시작한 익숙치 않은 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원인인지 혈압이 너무 높았다. 언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일으켜도 이상하지 않은 수치였다.

‘여기서 나누어준 약이 다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 그것만 생각하면 이재민들에게 “다시 일주일 후에 올 거예요”라는 약속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 후 나오코씨는 매주 오카쓰 대피소와 간이로 만들어놓은 일터로 향하며 구호물자를 전달하거나 진료를 했다.

5월 29일에는 진료의 거점이 될 ‘오카쓰 마고노테 진료소’도 개설됐다. 도쿄에서 진료가 없는 일요일과 월요일에 한해서 내과와 뇌신경외과에 관한 진료와 치료를 했다.

현지 지원으로 세워진 진료소
그렇다고 해도 왜 그렇게까지 오카쓰(雄勝)마치를 위해 열심히 하는지가 궁금했다.

그녀는 그런 나의 의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오카쓰라는 곳에 반해버렸어요. 지난 3월 21일 대피소에서 이재민들을 진찰했을 때부터”.

대피소의 이재민들은 생명에 위협을 느낄 만큼 궁지에 몰려고 피폐해져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그들은 언제나 자기보다는 다른 사람을 위한 위로와 격려를 잊지 않았다고 한다. 본인도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서 “저보다는 저 사람을 봐주세요”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재민이면서 자신보다는 다른 사람의 고통을 헤아리려고 하는 도호쿠(東北)지방의 사람들이 나오코씨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여기에는 옛 일본의 정서를 느낄 수 있는 좋은 사람들이 있다고 느껴졌어요. 물론 앞으로도 도쿄에서의 진료는 계속 할 겁니다”, “그렇지만 제 사정이 되는 한은 이 곳을 방문해서 계속 치료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라고 그녀는 말했다.

이런 나오코씨의 마음을 알아준 오카쓰마치의 사람들은 오히려 그녀를 위해 이것저것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예를 들어 ‘오카쓰 마고노테 진료소’에 있는 책걸상들은 지역 내 시설에서 거의 모두 무료로 빌려온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진료소 건물 또한 이웃 주민이 무상으로 제공해 준 것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사람들의 지원은 이 곳 사람들의 의료 수요가 높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말할 수 있어요”라며 “그것을 생각하면 점점 더 이곳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게 됩니다. 이 곳 주민들이 저의 진료를 필요로 할 때까지 저는 계속 방문할 생각이에요”라고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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