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 일괄물류 청부사업에 미쓰비시창고 진출
의약품 물류 30년 역사, 임상시험약 취급도 앞장

상품을 주문한 뒤 출하, 배송, 창고, 보관 관리까지 하주(荷主)를 대신해서 제3자가 일괄적으로 물류 업무를 대신해주는 청부업이 있다. 서드 파티 로지스틱스(Third Party Logistics: 약칭 3PL)이라는 사업이다. 최근 물류업계에서는 고객 기업의 물류 문제 전반을 청부받아 배송과 재고 관리까지 관장해주는 3PL 사업이 각광을 받고 있다.

하주(고객)에게 상품의 수발주(受發註)업무와 재고관리, 정보화까지 포괄적인 물류 개선안을 제안하고 일괄적인 물류업무를 청부맡은 업체가 3PL. 종래의 물류업자들뿐 아니라 종합상사 등도 이 3PL 사업 분야에 속속 진출을 시작했다.

기존 고객의 물류량이 불경기 때문에 감소일로인 가운데 3PL에 의한 신규고객들이 증가되는 덕분에 물류기업들의 업적 유지가 뒷받침되는 실정이다. 소량다품종인 전문의약품의 배송에는 고도의 관리기술이 필요하며 물류사업자는 다양한 노하우와 이에 알맞은 시설 확보가 요구된다. 그리고 관련법 개정 때문에 고객이면서도 소량 임상시험약의 물류까지도 외부에 위탁하기 시작해 3PL 사업 시장은 확대일로이다.

미쓰비시창고, 30년간의 의약품 물류사업
의약품물류(배송)사업의 수탁(受託)업체로 일본 내 최대기업인 미쓰비시창고. 연간 의약품 물류로 수입을 올리는 매출 실적은 약 100억엔에 달한다. 외부 위탁이 증가하는 순풍에 힘입어 최근 수년간 의약품 물류 목적으로만 집중적으로 대비한 창고 등을 정비한 덕분에 매출이 지난 5년 사이에 거의 배가 증가했다.

이 회사가 의약품 물류사업에 손댄지도 30년 가까이 된다. 이 회사의 니시가와 히로시 의약품 물류팀 부장은 “사업 초기에는 국내 물류 거점을 못 가진 외자계 기업들이 많았다. 현재는 국내외 의약품 메이커 약 30개사의 의약품 배송을 대신 해주고 있다”고 말한다.

원래 의약품 중에서도 특히 전문의약품의 물류는 소요되는 코스트보다도 품질 보존과 배송의 확실성을 더 중요시하기 때문에 전에는 그 배송업무를 외부 청부업체에 맡긴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었다. 따라서 각 의약품 메이커는 독자적인 물류자회사를 두면서 물류 거점을 운영했었다.

그러나 최근 계속되는 약가 인하조치와 신약개발의 상승 등 때문에 코스트 절감 압력이 가중되면서 물류 분야에서도 효율화 노력이 불가피해 졌다. 그리고 기업제휴와 합병에 따른 업계 개편 바람 때문에 각 메이커가 독자 운영했던 물류 배송 분야를 재검토하기 시작한 점도 물류 사업 외주(外註)를 부채질했다.

의약품 물류업계의 특수 사정
현재 미쓰비시창고는 약 30개사와 계약을 맺고 전국의 물류창고 내에서 48개 거점을 운영 중이다. 의약품 물류에서 특징적인 점은 대부분이 공동배송(共同配送)이라는 점. 다른 업계에서는 예컨대 업계순위 제1위와 제2위인 유명제품이 공동 배송되는 경우가 매우 드물고 하주가 자사제품과 공동 배송되는 상대방에게 신경을 쓰는 케이스가 많다.

그러나 의약품업계의 경우는 납품처가 의약품 도매상 등으로 한정되기 때문에 배송하는 곳이 거의 겹쳐지고 같은 곳으로 집중된다. 그리고 공동 배송방식으로 운반차 왕래 횟수를 줄여서 환경 부담을 경감시키는 효과도 있다. 니시가와 히로시 의약품팀 부장은 “의약품업계가 물류 분야에서 뜨겁게 경쟁할 것 같은데도 싸우지 않는다”고 고개를 갸우뚱 한다.

의약품은 고도의 관리가 필요하며 물류거점에서는 냉장창고나 위험물창고를 따로 설치하거나 먼지가 없는 방진(防塵)시설 가공 등을 해야 한다. 그리고 온도 유지나 입 퇴실 때의 소독, 위생관리 등 여러 가지 엄격한 품질관리가 요구된다. 물류업체는 그동안 의약품 메이커의 수준 높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해왔고 이렇게 축적된 다양한 운영 노하우로 관리에 임한다.

업체는 이런 엄격한 기준을 충족시키는 것은 물론이며 일단 유사시에 사람 목숨과 관계되는 대체품 없는 긴급한 의약품을 ‘안정적으로 보관 공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기능 중의 하나’(니시가와 부장)이다. 이렇게 구축된 3PL 물류업체 신용과 신뢰감을 앞세워 미쓰비시창고는 현재 아스텔라스제약과 아스트라제네카(AZ)사 등의 일본 내 물류업무를 전면적으로 위탁받고 있다.

임상시험약 취급에도 한발 앞서
이 회사는 현재 통상적인 의약품뿐 아니라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시험단계인 임상시험약의 3PL에도 관여하게 됐다. 2008년 4월 후생노동성의 성령 개정(省令 改正)에 따라서 임상시험약의 수송이 제약회사나 의약품 개발업무 수탁기관(CRO) 이외의 제3자도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임상시험약은 전문의약품 이상으로 고가이며 비밀유지를 포함한 고도의 엄격한 관리가 요구된다.

그러므로 한 제품 당 이익률이 높고 제약회사의 신뢰도도 두터워진다. 임상시험약 물류분야에서 경쟁업체가 적을 때 서둘러 일정한 셰어를 확보하려고 미쓰비시창고는 적극적인 위탁주문을 받으려고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미쓰비시 창고, 해외서도 임상시험 지원
한국ㆍ대만ㆍ태국 에서도 임상시험 가능하게

한편 미쓰비시창고는 일본 내 제약회사가 신약후보물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해외에서 실시할 수 있도록 돕는 창구 역할 서비스 사업에도 착수했다. 의약품 수송 등을 취급하는 싱가포르 기업과 손잡고 미쓰비시창고가 거점을 갖고 있는 한국을 비롯해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 등에서 제조사가 임상시험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제약회사 측으로서는 임상시험 가속화와 시간단축의 이점을 누릴 수 있다.

미쓰비시창고는 제조사로부터 임상시험에 쓰이는 시험약을 위탁받고 싱가포르 기업이 해외거점들로 운반한다. 미쓰비시창고는 시험약의 일정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전용시설 창고에 보관하면서 임상시험이 실시되는 국가나 지역의 의료기관을 선정해서 시험약을 보내준다. 이렇게 수집된 임상시험 데이터는 제약회사에 인도된다.

덕분에 제조사 측은 임상시험을 하고 싶은 국가나 지역을 선택할 수 있다. 일본 내에서 사례가 적은 경우라도 유사성이 있는 아시아인들의 해외 증예를 많이 수집할 수 있다. 이미 일본의 제조사 두 곳으로부터 한국에서 실시할 임상시험을 위탁받았다고 한다. 미쓰비시창고는 임상시험 관련 3PL사업에도 주력할 계획이며 그 매출규모를 조기에 12억엔 수준으로 올릴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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