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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말에 맞장구 잘 치는 요령
기사입력 2011-07-26 오전 9:47:00 | 최종수정 2011-07-26 오전 9:47:57

환자의 말에 맞장구 잘 치는 요령

환자의 말 도중에 끊어버리는 ‘덮어씌우기 발언’ 피해야
적절한 맞장구와 납득은 환자에 안심감 주고 신뢰 얻어

일본대학 예술학부 교수·심리학 박사|사토 아야코

사람의 눈빛이나 말솜씨, 태도에는 메시지가 숨어 있다. 자타가 모르는 사이에 자기표현을 하기 때문이다. 진료현장에서 의사가 환자와 친밀한 신뢰관계를 구축하려면 어떤 퍼포먼스를 갖춰야 할까. 의료현장의 질문에 이 분야 전문가가 Q&A 형식으로 해설한다.

Q. 나는 환자의 말을 잘 경청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간호사에 의하면 “Y선생님은 언제나 진찰을 서두르는 것 같아서 마음 편히 얘기할 수 없어요”라고 말하는 환자가 많은 것 같다. 나의 이야기 듣는 방식에 어디가 잘못된 것인가? (40대, 대학병원 근무의 Y)

A. 근무의 Y로부터 상담을 의뢰받고 나는 즉시 진료실에서 Y가 환자와 대화 나누는 모습을 비디오로 촬영했다. 그것을 보면 환자가 무언가를 말할 때마다 근무의 Y는 ‘흠흠’이라는 똑같은 맞장구를 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아직 환자가 말하고 있는 도중인데도 “저기”라고 말을 자르는 경우도 몇 번인가 있었다.

이러한 것을 퍼포먼스학에서는 ‘덮어씌우기 발언’이라고 하며 해서는 안 되는 행동 중에 하나이다. 사람에게는 자신이 전하고 싶은 것을 말로 표현하고 그것을 상대방이 들어주기 바라는 ‘자기표현 욕구’라는 것이 있다. 이 욕구는 만족하면 자연히 없어지지만 말이 도중에 잘리거나 방해받았다고 느껴지면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하지 못했다’는 불만으로 이어진다.

근무의 Y의 고민과 같은 경우는 스스로는 환자의 얘기에 경청하고 있었다고 해도 환자는 ‘내 얘기를 잘 들어주지 않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언어 조정 동작 사용에 능숙해지자
그렇지만 의사가 환자의 얘기를 계속 경청만해서는 진찰을 할 수가 없다. 환자들 중에는 언제까지고 말을 끊임없이 하는 환자도 있다. 이러한 환자에게서 효율적으로 얘기를 이끌어내고 진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 것인가.

첫 번째 테크닉은 “그런 말씀 하셔도”라고 말을 자르기보다 작은 동작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의자의 방향을 바꿔서 환자의 얼굴을 들여다보거나 환자의 눈을 지그시 바라보면서 ‘잠깐만요’라는 사인을 보내는 것이다.

그러면 환자는 ‘선생님도 무슨 할 말이 있구나’라고 눈치를 채고 하던 이야기를 멈추게 된다. 그 때 “환자분의 얘기는 잘 알겠어요. 그래서 말인데요...”라고 상대방이 한 말을 인정한 다음 발언권을 본인에게로 가져오는 것이다. 이 테크닉에 능숙해지면 상대방은 ‘말이 도중에 잘렸다’라는 생각을 못하게 된다.

두 번째 테크닉은 상대발이 말하는 도중에 고개를 끄덕이거나 맞장구를 잘 끼워 넣는 것이다. 이러한 동작을 ‘언어조정동작’(Regulators: 조정, 조절)이라고 부른다. ‘언어조정동작’은 상대방의 발언을 촉진시키거나 반대로 멈추게 하기 위한 동작의 총칭이다.

환자는 ‘가슴이 답답하다’ ‘눈이 아프다’ 등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며 진찰을 받는데 그 모든 것에 “정말 큰일이네요”라고 맞장구 칠 필요는 없다.

서로의 눈을 마주본 채로 목을 가볍게 위아래로 흔들면서 잘 이해한다고 전달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리고 이따금씩 “그것 참 많이 괴로우셨겠어요”라는 말들을 넣어주는 것이 좋다.

의사 입장에서는 바쁘기도 하니까 자기도 모르게 ‘흠흠’으로 그쳐버리는데 똑같은 맞장구를 똑같은 순간에 하는 것을 ‘오토마톤(automaton: 자동조종)’이라고 해서 이것 또한 ‘덮어씌우기 발언’과 함께 피해야 한다.

오토마톤의 맞장구가 되돌아오면 환자는 ‘이 의사선생님은 내 얘기를 진심으로 귀담아 듣고 있지 않아’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맞장구의 표현은 되도록 매번 다른 말을 사용하도록 한다. ‘그러세요?’ ‘흠흠’ 또는 ‘그랬군요, 큰일이네요’ 라고 놀라는 등 몇 가지를 정해놓는 것이 좋다. 이것은 환자로 하여금 ‘의사선생님이 내 얘기를 귀담아 듣고 있어’라는 안심감을 주는 효과가 있다.

‘언어조정동작’은 한 개의 패턴만 쓰기 보다는 다양하게 갖춰놓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예컨대 환자가 “눈 속에서 뭔가 이상한 것이 보여요”라고 호소했을 때 “예를 들면 그 이상한 것이 어떤 형태죠?”라고 말한다.

그러면 환자에게서 “울퉁불퉁한 구름과 같은 형태에요”라는 등의 대답이 이어질 것이다. 이처럼 대화가 이어지면서 의사는 환자로부터 더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다.

환자의 주요 증상을 정리하자
세 번째 테크닉은 정신적인 문제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카운슬링 기법으로 이용되고 있는 ‘주요 증상의 정리와 확인’이다.

이 테크닉은 환자에게 ‘의사선생님이 내 얘기를 귀담아 듣고 있다’라는 안심감을 준다. 환자의 증상(主訴; 주소)이 여러 가지인 경우, 의사는 단순히 고개를 끄덕이는데서 그치지 말고 “그렇다면 ○○씨는 크게 3가지 고민을 갖고 계시네요. 첫째는...” 등 환자를 대신해서 얘기를 정리해 주는 것이다.

이럴 경우 환자의 머릿속에서 정리되지 않던 것들을 의사가 정리해줌으로써 안심하고 납득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는 “그러면 이 3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러한 치료를 해봅시다” 라며 다음 단계로 이어가는 것이다.

적당히 맞장구를 치지 않고 ‘덮어씌우기 발언’으로 말하는 도중 끊거나 계속 끊이지 않는 말을 정리하지도 않고 흘려듣거나 한다면 의사에게도 환자의 혼란스러움이 전염돼 진찰을 순조롭게 진행할 수 없게 된다. 환자의 주소(주요 증상)를 정리하고 확인하는 것은 환자는 물론 의사 자신에게도 중요한 과정인 것이다.


[오늘의 강의 요약]
1. 환자의 말을 도중에 끊어버리는 ‘덮어씌우기 발언’을 피하자.
2. 적절한 맞장구와 납득은 환자에게 안심감을 준다.
3. 환자의 주소(主訴)를 정리·확인하면서 대화를 이어가면 환자의 신뢰감을 얻을 수 있다.


기사제공 : jmp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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