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카타니아대학의 전향성 연구
5월 31일(화) 세계 금연의 날을 앞두고 이탈리아 카타니아대학의 연구진은 금연에 관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보고했다.

금연에 도전하는 흡연자 120명을 대상으로 예전에 일본에서도 화제가 됐었던 금연파이프를 6개월 동안 사용하는 전향성 연구를 실시한 결과, 120명 모두가 금연파이프의 사용 유무에 따라 금연성공률에 유의한 차이는 보이지 않았지만 흡연의존도가 높았던 흡연자에서 금연 성공률이 3배나 높아진 것을 알 수 있었고 흡연의존도가 낮은 흡연자에서는 금연파이프의 사용에 따른 효과는 보지 못했다. 이 연구 결과는 5월 12일 Eur Respir J의 온라인판에 기재됐다.

흡연의존도 수치화, 금연파이프 사용 그룹과 비사용 그룹 비교
연구진에 따르면 금연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니코틴 의존도뿐 아니라 흡연의존도를 인식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니코틴 패치 등은 흡연 행위의 ‘보조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며 상담도 결코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말할 수 없다. 또한 패치 등에는 니코틴에서 유래된 액체가 함유되어 있다고 해서 美 FDA는 전자담배에 대한 규제를 최근 4월에 발표해 얼마 되지 않았다.

그래서 연구진은 니코틴이 함유되지 않은 금연파이프를 사용해서 흡연자 120명을 대상으로 6개월 동안 전향성 연구를 실시, 금연파이프를 사용하는 그룹(A그룹)과 사용하지 않는 그룹(B그룹)으로 나누어 금연성공률에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조사했다.

대상은 1일 담배 20개비 이상을 10년 넘게 계속 흡연해오고 호기중 일산화탄소 농도(eCO)가 10ppm이상인 120명의 사람들에 한하고 알코올 섭취 및 마약류 사용 이력, 우울병성 장애 또는 정신의학적 상태의 기왕력이 있는 사람은 제외했다. 이들 120명은 카타니아대학이 주최하는 금연 클리닉에서 6개월 동안 실험에 응했다.

우선은 Fagerstrom Test for Nicotine Dependence(FTND)로 흡연에 대한 니코틴 의존도를 측정하고 ‘흡연은 본인에게 있어서 상당히 중요하다’, ‘흡연을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다’ 등의 11가지 질문으로부터 Glover-Nilsson Smoking Behavioral Questionaire(GN-SBQ)에 의한 흡연의존도를 측정했다.

그런 다음 각 5단계로 대상자들에게 자기 평가를 시켜서 점수 합계가 ▲12점 미만은 ‘약함’ ▲12~22점 ‘컨트롤(억제) 가능’ ▲23~33점 ‘강함’ ▲33점 이상 ‘매우 강함’으로 흡연의존도의 강도를 별도의 4단계로 나누었다.

금연파이프를 사용하는 그룹 60명(=A그룹)과 비사용 그룹 60명(=B그룹)의 남녀 비율은 2:1이며 연령, 흡연연수, 1일 담배 개비 수 등도 양쪽 그룹 모두 거의 동등하게 나누었다. FTND의 평균은 A그룹이 6.0(4분위범위 4.5~7.0), B그룹은 7.0(6.0~8.0)이었고 GN-SBQ의 평균은 A그룹이 20.0(15.0~32.5), B그룹 19.5(15.0~33.0)이었다.

높은 흡연의존도에서 유의한 차이, 낮은 의존도에서는 금연성공률 역점
심리 상담이나 니코틴 패치 등 금연 프로그램을 실시해서 시작일로부터 4주가 된 시점과 24주가 된 시점에서 평가를 실시했다. 그 결과, 4주가 된 시점에서의 금연성공률은 A그룹이 38.3%, B그룹이 35.0%로 현저한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GN-SBQ 점수가 22점 이상으로 높은 경우 A그룹이 66.7%, B그룹이 34.6%로 금연파이프를 사용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금연성공률이 약 2배 높게 나타났다. 반면 22점 미만으로 낮을 경우에는 A그룹이 19.4%로 B그룹의 35.3%에 비해 금연성공률이 오히려 1/2로 낮게 나타났다.

한편 24주가 된 시점에서 양 그룹의 금연성공률은 더욱 큰 차이를 보였다. GN-SBQ 점수가 높은 경우 A그룹이 66.7%, B그룹이 19.2%로 금연파이프를 사용한 그룹에서 금연성공률이 3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여기에 다중로지스틱회귀분석으로 24주가 된 시점의 금연성공률로부터 오즈비(Odds ratio; OR)를 구한 결과, 낮은 GN-SBQ 수치의 OR은 0.34(95% CI 0.08~1.48,P=0.150)로 금연파이프 사용에 따른 금연율 감소는 보이지 않았다.

반면 높은 GN-SBQ 수치의 OR은 8.45(95%CI 1.73~41.20,P=0.008)로 A그룹의 금연성공률은 B그룹에 비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금연파이프의 사용 유무에 따라 금연성공률에 큰 차이는 보이지는 않았지만 흡연의존도가 높은 흡연자의 금연파이프 사용은 비사용자와 비교해 금연성공률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판명됐다.

또한 금연파이프는 니코틴이 함유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고 A그룹의 대부분이 금단현상에 의한 스트레스나 초조함 등이 해소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이번 연구 결과로 인해 흡연의존도가 높은 흡연자의 금연 효과에 대한 유용성이 재검토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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