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p-Therapy 연주로 호스피스 순례 입장
미국서 음악치료사 자격 취득한 칸도 주자 활동

종말기(terminal care)환자에게 기원이 오래된 발현(撥弦)악기의 하나인 하프를 연주해주는 하프테라피(harp-therapy) 활동을 하는 중년 여성이 있다. 요코하마(橫濱)시 미나토기타구의 칸도 미야코(神藤 雅子, 58) 여인.

미국에서는 그 전부터 의료시설에서 이런 음악요법을 도입하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아직 보급이 안 되었다. 선구자격인 칸도 여인은 종말기가 임박한 환자를 쓰다듬어 주듯이 감미로운 음색을 연주해 환자와 그 가족의 심신을 치유해주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안녕하세요. 하프테라피를 해드리려고 찾아뵙습니다”. 요코하마시 나카구의 시립미나토 적십자병원. 완화 케어과의 단독 병실에서 칸도 여인은 하프를 연주하고 부드러운 선율이 병실을 따스하게 감싼다.

맨 처음 곡은 동요. 병상에 누운 남성(72) 환자가 조용히 잠드는 기색을 확인하고 곡조는 ‘즉흥곡’으로 바뀐다. 연주는 한 번도 끊어지지 않고 30분간 계속 됐다. “좀 더 계속해주길 바라고 싶다. 메스꺼움이 가라앉았다” 잠을 깬 환자가 쉰 목소리로 고마워하면서 미소를 띤다.

하프테라피는 환자의 증상 개선을 전제로 삼으며 심신을 릴렉스시켜 음악에 흠뻑 빠져들도록 유도한다. 칸도 주자는 연주하는 사이에도 환자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고 그 표정이나 호흡의 속도를 확인하면서 리듬과 곡조를 수시로 바꾼다. 그녀는 “자기가 아는 곡조라면 뇌가 마음대로 반응을 나타낸다”고 한다.

그래서 즉흥곡이 중심이 된다. 무의식중에 감상하는 감각이 바람직스럽다고 그녀는 말했다. 칸도 여인은 영국 유학시절에 하프를 배웠고 고대 악기의 우아한 음색에 반했다. “이 음색으로 세상 사람을 도와줄 순 없을까”. 이럴 때 하프테라피에 관한 정보를 듣고 미국의 자격양성 강좌를 수강했다. 그리고 2004년 일본인으로서는 최초로 하프테라피스트 자격을 취득했다.

그러나 일본병원에서 활동을 하고 싶어도 의료전문 자격증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번번이 거절당했다. 이런 추세가 바뀐 것은 수년 전부터. 완화 케어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병원과 복지시설 등이 문호를 개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현재는 시립미나토 적십자병원과 도쿄도 내의 병원들을 정기적으로 방문해서 희망하는 환자에게 천사의 음색 같은 하프 곡조를 전달하고 있다. 임종이 임박해 말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중환자나 혼수상태인 환자들도 있다. 대부분 한 번으로 그치는 연주이기 때문에 더욱 더 칸도 주자의 집착과 연주에는 힘이 쏠린다.

“엄숙한 자리에서 연주하기가 처음에는 무서웠다. 그러나 지금은 환자분을 부축해서 곁에서 수발든다는 느낌이라며 곡이 끝날 무렵에는 자리를 뜨기가 어렵게 된다”고 칸도 여인은 실토했다.

연주는 환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들도 좋아한다. 호흡의 안정과 최면진통 효과 등이 환영받는 이유이다. 후계자 육성을 위해 칸도 여인은 작년 ‘일본하프테라피협회’를 창설했다. 고문에 히노하라 시게아키 성누가 국제병원 명예원장 등도 초대했고 올해부터는 양성강좌를 개강한다. 칸도 주자는 ‘하프테라피 활동은 화려하지 않지만 깊이가 있다. 부디 선구자가 돼서 적극 가담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의처는 e-mail ‘harptherapyjapa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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