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화사고 피해자를 약학대학 강사로 초빙
홋카이도약대, 약화사고방지 교육에 특단 조치

에이즈와 C형간염 등 약제피해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홋카이도(北海道)약과대학(오타루시)은 혈우병 치료 때 소독하지 않은 혈액성분 약제를 투여해 에이즈 바이러스(HIV)에 감염된 피해자이자 약제 피해 소송의 첫 원고인 이노우에 마사카즈(井上昌和)씨를 강사로 초빙해 약대생들의 약제 피해교육 강화에 힘쓰고 있다.

피해자 체험의 산교육
이노우에씨는 약사가 약의 부작용을 빨리 알아차림으로써 환자를 구원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는 첫 마디와 함께 첫날 강의 때 교실을 가득 메운 약 2백 명의 약대생들에게 자신의 체험을 말하기 시작했다.

그는 혈우병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에이즈에 오염된 혈액을 가열하지 않은 불활화제제를 투여해 1988년부터  HIV감염자로 살아왔으며, 3년 전에는 의사가 HIV치료제와 혈압강하제를 함께 처방해 이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생명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는 한 약사의 경고로 처방이 변경되는 위험한 순간도 있었다.

HIV치료를 계속 받으면서 약제피해자 지원 활동도 참여하는 이노우에씨는 2005년 홋카이도대학에서 특별강연을 한 것이 인연이 되어 2009년부터는 시간 강사로 초빙되었다. 약대4학년들을 대상으로 환자를 대할 때 약사의 마음가짐이나 인도주의를 논하는 휴머니즘 강의 등 모두 6개의 강의(1강의 당 60분씩)를 담당하고 있다.

2년째가 되는 올해는 에이즈 약제 피해뿐 아니라 탈리도마이드와 스몬병, 야콥병 등의 약제피해를 소개했다.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부작용’과 기관이나 제약회사의 부정한 행위 등으로 건강피해가 발생하는 ‘약제 피해’의 차이점, 올바른 약의 사용법으로도 막을 수 없는 부작용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의 구제제도 등을 소재로 다룬다.

약제 피해자의 고통과 두려움
이노우에씨를 강사로 초빙한 이 대학의 하야세 사치토시 교수는 “단순한 지식 전달 외에도 실제 경험한 약제피해자만이 말할 수 있는 생생한 두려움과 고통도 함께 알았으면 한다”고 강좌 개설의 목적을 말했다.

일본의 약학대학은 2006년 4년제에서 6년제로 바뀌면서 2012년 6년제 첫 졸업생을 배출하는데 보다 더 충실한 복약지도 등 환자를 접할 때 깊이 있는 지식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이노우에 강사는 “약사는 약에 의한 건강피해를 막기 위해 존재하므로 약제피해사고를 일으켜서는 안된다는 경계심을 지닌 전문가를 육성하고 싶다”고 강조한다.

작년 10월의 마지막 강의 때는 학생들이 그동안 받은 수업에 대한 감상을 발표했다. 그 중에는 ‘약의 허가 승인이 너무 빠르면 약제피해를 초래할 우려가 있지만 너무 느리면 구원받지 못하는 환자가 생기기 때문에 그 허가 승인의 시기 조절이 어렵다’ ‘약의 전문가로서 약사가 약제피해를 막는 최후의 보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등 새로운 깨우침이 있었다.

이노우에씨는 HIV감염으로 일을 계속 할 수 없게 되어 대인 접촉의 기회가 줄어들었지만 지금 당장은 강사로써 교단에 서는 것이 큰 보람이라고 피력했다.

재발방지를 위한 약제피해교육 강화
약제피해자 단체 등은 재발방지를 위해 대학 등에서 약제피해방지교육을 강화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문부과학성이 집계한 자료에는 2010년 전국 의·치·약·간호계 대학 370학부 중에서 약제피해자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수업을 실시하는 곳은 111학부에 달했다.

다만 홋카이도대학처럼 많은 시간을 할당해서 약제피해문제의 전반을 가르치는 대학은 소수에 불과하다. 전국약제피해자단체 연락협의회의 하나이 쥬고 대표간사(오사카HIV소송 원고단 대표)는 “약제피해방지교육이 확산되려면 교육기관이 그 필요성을 충분히 인식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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