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오기주쿠(慶応義塾)대학의 에이나가 야스아키(栄長泰明) 교수와 니가타(新潟)대학의 히비노 히로시(日比野浩) 교수의 연구팀이 약 성분이 체내의 목적 장소까지 도달했는지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닛케이산교신문이 보도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것은 다이아몬드로 만들어진 가느다란 전극을 삽입해 약의 움직임을 탐지하는 방법이다. 종래 방법에 비해 용이하게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별로 약의 효과를 추측하거나 목적 장소에 도달하기 쉬운 약을 설계하는 데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약은 주로 혈액을 통해 환부에 도달해 작용함으로써 효과를 발휘한다. 환부가 아닌 부위에 분산되어 버리면 더 많은 용량을 투여할 필요가 생기기도 하고 부작용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어떻게 환부에 효율적으로 집중시킬 수 있는가는 약을 개발하는 데 있어 중요한 고려 요소 중 하나다.

 

종래에는 약이 도달하는 위치를 조사하기 위해서 약에 방사성 물질을 덧붙이고 투여해 그 움직임을 전용 장치로 관찰하는 방법을 이용했다. 약을 가공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들 뿐 아니라, 감도와 해상도도 낮았다.

 

에이나가 교수 등이 개발한 전극은 인공적으로 합성한 다이아몬드로 만들어졌는데 전극이 흐르도록 붕소를 첨가했다. 약이 전극에 닿으면 표면의 산화 환원 반응으로 전기가 흘러 탐지할 수 있는 원리를 이용했다. 다이아몬드 전극은 금이나 백금 등 다른 물질로 만든 전극보다도 물질을 고감도로 포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극의 끝을 50마이크로(마이크로는 100만분의 1)미터 정도로 가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측정하고자 하는 장소에 정확히 삽입할 수 있다. 약을 투여한 후에 체내에서의 약의 움직임을 거의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방법을 이용해 이명(耳鳴) 등의 치료에 이용하는 약 성분인 메틸코발라민이 내이(內耳)에 도달하지 않는다는 것을 동물실험에서 확인했다. 모르모트의 내이와 다리의 근육에 각각 다이아몬드 전극을 2개 삽입하고 메틸코발라민을 투여한 후에 전기적 변화를 조사했다. 내이의 전류값은 변화하지 않았는데 근육에서는 변화하는 것이 확인돼 이 성분이 내이에는 거의 도달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한다.


이제까지 내이에 약 성분이 실제로 도달하고 있는지는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에이나가 교수는 “메틸코발라민은 내이에 직접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원리로 치료 효과를 발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분자 사이즈가 더 작은 물질을 투여했더니 내이에 도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내이에 도달시키기 위해서는 약의 분자 사이즈와 전기적 성질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 새로운 방법은 뇌의 세포에 약이 도달하는지 여부를 조사하는 데에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뇌의 혈관 밖에는 약 성분이 도달하기 어려운 ‘혈액뇌관문’이라고 불리는 것이 있다. 새로 개발된 약 성분 추적 기술은 알츠하이머병 등에 대한 치료약 개발에도 응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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