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75%가 24시간 내 자연 배변 효과

변비는 결장 내에 분변(糞便)이 체류돼 3~4일 이상 배변이 없거나 배변 시에 불쾌감이나 복통, 배변 후의 잔변감(殘便感) 등이 생기는 병태를 말한다.

이런 상태가 6개월 이상 계속되면 ‘만성변비’라고 부른다. 일본 후성노동성의 역학조사에 의하면 만성변비는 여성에게 많고 가령(加齡)과 함께 증가한다. 남성도 60세를 지날 무렵부터 나이에 비례해 환자가 증가한다고 한다.

배변 행위는 일상적인 생활습관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변비 해소에는 식사와 규칙적인 배변, 운동습관과 같은 일상생활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래도 해소되지 않는 고질적인 변비는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일반의약품을 포함해서 변비 치료약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것이 센노시드(sennoside, 제품명 푸르제니드 등)와 피코설페이트 나트륨(picosulfate) 수화물과 같은 대장 자극성의 변비치료약이다. 장관을 자극해서 유동운동을 활성화하고 동시에 대장 내 수분 흡수를 억제함으로써 변의 수분량을 보존시켜 자연에 가까운 변통을 초래한다.

조금 더 온화한 효력을 가진 약이 산화마그네슘(magnesium oxide)과 같은 미네랄계 변비약. 장내에서 흡수가 되기 어려운 중탄산염이나 탄산염이 돼서 침투압 유지를 위해 장관 내로 수분을 끌어당김으로써 변의 수분량을 높여 배변하기 쉽도록 만든다.

그러나 너무 분량이 많으면 수상변(水狀便)으로 묽어지고 외래성으로 미네랄을 섭취해 생체 내 미네랄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다. 마그네슘제제에서 고(高)마그네슘혈증(血症)이 중대한 부작용으로 주의를 환기 시키는 까닭이 바로 이 때문이다.

신약 ‘루비프로스톤’ 등장
이와 같은 기존 약으로 충분한 효과를 거둘 수 없거나 부작용 때문에 쓰기 어려운 경우에 새로운 선택지로 등장한 신약이 바로 ‘루비프로스톤’이다. 임상시험에서는 이 약을 복용한 변비환자 가운데 60~75%가 24시간 내에 자연 배변을 이루었다.

더욱이 브리스톨 변상평가(便狀評價) 스케일(7단계 척도로 분변의 형상과 경도 등을 평가하는 기준) 상으로 4에 가까운 정상 변을 누었다니 매우 이상적이다.

부작용도 설사나 오심, 복통 등의 위장장애가 중심이며 심각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다. 그러나 ‘루비프로스톤’이 모든 만성변비에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며 적응증은 ‘만성변비증(기질성질환에 의한 변비는 제외함)’으로 되어있다. 따라서 약제성 및 증후성변비에는 적응이 없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만성변비증 종류와 메커니즘
분변은 당연히 사람이 섭취한 음식으로 만들어진다. 입을 통해 섭취한 음식이 소화관을 통과하는 사이에 소화 흡수돼 분변으로 변한다.

우선 음식이 위속에 들어가 뇌에 신호를 보냄으로써 대장에서 유동운동이 시작돼 배변 준비가 이루어진다. 위로부터 소장을 거침으로써 소화 흡수가 진행되며 1~2리터의 죽상태 액체에서 200~250mL 부피의 변이 만들어진다.

변이 직장으로 운반되면 직장내압의 상승 때문에 뇌를 개입시킨 배변반사(排便反射)가 생긴다. 이것이 변의(便意)로 느껴지는데 배변반사는 약 20초 간격으로 일어났다가 수분 후에 완료된다. 따라서 이 타이밍을 미적거리다가 놓쳐버리면 직장내압이 나중에 다시 높아져도 변의를 못 느끼게 되고 습관성변비증(직장성변비)를 발증시킬 수 있다.

변비는 기질성(器質性)변비와 기능성(機能性)변비로 대별되는데 직장성 변비는 기능성 변비의 일종이다. 한편 기질성 변비는 변의 경로인 장관 그 자체에 장애가 생겨서 나타나는 변비이며 선천적으로 이상이 있거나 대장암 등 때문에 분변이 장관을 통과하기 어려워서 초래된다.

발증 메커니즘이 다르면 유효한 약제도 효과가 달라지는 것이 당연하다. 변비의 약물치료는 메커니즘에 적합한 약이 선택됐는지를 명확히 체크하는 것이 약사의 중요한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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