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 따라 용량 조절하고 부작용 감시 역할 수행
고령 만성환자 자택 요양 늘어 잔약 관리도 필요


입원하지 않고 자택에서 요양하는 환자수가 증가됨에 따라 약사에 의한 방문서비스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재택환자의 대다수가 고령 만성환자이며 복약 망각 방지나 증상 변화에 따른 약 용량 조절 등의 환자 복약관리 지도가 요구되고 있다.

약사를 파견할 수 있는 약국이 한정된 가운데 지역사회 내의 약국들이 연대해서 방문지도사업을 벌이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일본 정부도 재택 암환자에게 의료용 마약이 적절히 사용되도록 방문약사 활동 체제를 정비 지원하기 시작했다.

교통사고로 마비된 환자 돌봐
“바깥어르신의 가래상태는 어떻습니까?”
“최근에는 흡인기를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시즈오카현(靜岡縣) 누마즈시

 고령자 부부의 자택. 이곳에 카모메약국에서 방문한 이케다 야수노리 약사(50)는 환자의 아내(75)에게 남편(79)의 용태를 이렇게 물었다.
남편은 5년 전 교통사고로 식사나 보행을 자력으로 할 수 없는 마비상태에 빠졌다. 가래를 흡인하기 위해 기관절개를 하고 섹션(suction)을 수시로 하며 영양과 약을 튜브 삽입을 한 위루를 통해 공급받는다.

이케다 약사는 월 1회 단위로 이 부부자택을 방문한다. 환자의 변비를 해소하기 위해 영양제 종류를 변경한다.

약효를 증가시키려고 분말제가 아니라 정제를 미지근한 물에 녹여서 위루에 투입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부인은 “약사님이 남편의 증상을 세심히 살펴보면서 신속하게 대응해주기 때문에 마음이 든든하다”며 고마워한다.

재택환자의 대다수가 고령자이다. 이케다 약사는 ‘복약에 따른 사고를 방지하고 약효를 증대시키는 방법을 제안하는 것이 재택의료에 관여하는 약사의 역할’이라고 설명한다.

그가 오연성폐렴((誤嚥性肺炎)에 걸릴 위험이 많은 재택환자를 담당했을 당시에는 주치의사와 상담해서 입속에서 녹는 제형의 약제를 쓰도록 권유했고, 복용시간이 ‘아침  기상 후 30분 이내’라고 규정된 약 등 복약을 망각하기 쉬운 약제는 아예 주 1회 복용으로 대신할 수 있는 강력 지속성 제형으로 바꾸도록 제안했다.

병원 입원환자는 의사와 간호사가 항상 약의 효과 추이와 부작용 발현 등을 직접 감시할 수 있지만 재택환자는 이것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재택 진료팀과 협력해서 부작용 발현을 억제하는 것도 방문약사의 역할이다.

치바현(千葉縣) 마쓰도시의 아오이약국이 담당하는 파킨슨병 재택환자 여성(81)은 3주일 전 약의 부작용 때문에 환각이 악화됐다. 식기에서 벌레가 우글거려 식사를 못하고 건강이 악화된 끝에 침대 밖으로 못나가게 됐다.

이 여성의 집을 방문한 황영길(黃榮吉)씨(60)는 의사와 상의해서 하루 5회 복용하는 5종류  의 약제를 하루 3회 복용 2종류 약제로 바꾸어줬다. 나아가 고칼로리영양제 투여로 환자 체력회복을 도와준 결과 이 여성환자가 다시 보행할 수 있게 됐다.

황 약사는 “파킨슨병이 부작용을 발현하기 쉬운데다가 치료 병력이 길수록 투여 약제 종류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재택환자에 대한 좀 더 자상한 약제 관리를 해줄 필요가 있다”라고 힘주어 말한다.

아오이약국은 고령자자택 뿐 아니라 중증장애를 지닌 어린이 가정도 방문한다. ‘환자 어린이의 약제를 택배 하는 것만으로도 장애아 부모의 부담을 덜어주는 일’이라고 황 약사는 가슴을 편다.

병원이나 요양시설에서 재택 요양으로 무게중심이 바뀌는 지금의 의료 흐름 속에서 약의 전문가인 약사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실상 환자 자택에 약사를 파견할 수 있는 여유 있는 인력 확보 약국 수가 그다지 많지 못한 실정이다.

일본 후생노동성 조사에 따르면 2000년도에 환자 자택 방문지도를 했다고 진료수가를 청구한 약국 수가 일본 총 약국  약 5만2000 개소의 10% 미만인 약 4000 개소에 그쳤다.

일본 약국의 약 70%는 상근하는 약사 수가 3명 미만이며 방문지도에 인력을 할당할만한 여유가 없는 약국이 많다. 그러나 이런 실정 속에서도 지역사회 내 약국들이 손을 맞잡아 연대하므로써 인력 부족의 벽을 뛰어 넘자는 시도가 활발하다.

약국 연대로 환자 방문 활성화
누마즈(沼津, 시즈오카현) 약제사회는 2010년도 봄에 ‘P누마넷’ 이라는 조직을 결성, 지금은 시내 약 20개 약국이 참여하고 있다. 약사 방문 의뢰가 오면 약제사회가 주(主) 담당약국과 부(副) 담당약국을 선정해 준다. 긴급 시에 주 담당약국이 환자 댁을 방문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기면 곧바로 부 담당약국이 그 임무를 대행한다는 체제이다.

약제사회는 방문약사 연수회를 개최하고 재택의료의 경험이 없는 약국들도 쉽게 이 운동에 참가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자택에서 일생을 마감하고 싶다고 원하는 고령환자들이 많은 가운데 말기암 환자에게 통증완화를 위한 의료용 마약을 적절히 배달해 주기 위한 방문약사 활동도 시작됐다. 의료용 마약은 종래 부정사용과 밀거래 등을 막기 위해 반품과 양도를 할 수 없도록 되어있어 불량재고가 누적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그러나 후생노동성이 2007년 사전 신청을 낸 약국그룹 조직 내에서는 서로 의료용 마약을 양도할 수 있도록 했다. 2013년 1월부터는 그룹 내에서 공동의료용 마약관리를 하는 시범사업이 시작됐다.

이 시범사업의 선두주자가 된 마쓰도시(松戶市, 치바현)약제사회는 작년 11월부터 휴일 등에 재택환자로부터 긴급 약사 방문 요청이 들어와도 대응할 수 있는 순번제 방문약국 당직제를 도입했다. 모르핀 등 5종류의 ‘필수마약 재고’를 선정하고 이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34개 약국에 골고루 배치했다. 사토 가쓰키 약제사회장(마쓰도시)은 “시내 전역을 커버할 수 있다”고 자랑한다.

후생노동성의 재택의료 연대 거점사업을 담당하는 아오조라 의원(마쓰도시)의 가와고에 마사히라 원장은 “현재로서는 재택환자의 약을 방문간호사가 관리해주는 케이스가 많다.

따라서 약의 전문가인 약사의 방문 의료 참가를 촉진시켜 적재적소에 약물치료 부문을 담당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끝으로 “재택의료는 폐쇄적인 공간으로 제한되기 쉽다. 약국을 포함한 지역사회 전체가 적극 관여하는 활동이 방문의료의 질적 향상에 직결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잔약(殘藥)관리만 해도 400억 엔 절약
- 가정에 남는 복용 잊은 약 처리에 약사 참여

일본약제사회가 시산(試算)한 자료에 의하면 환자가 복용하는 것을 잊고 가정 내에 보관되어 있는 잔약(殘藥)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500억 엔에 달한다.

약사가 직접 환자 자택이나 노인요양(개호)시설 등을 방문해 환자에게 복약지도하고 남아있는 약을 관리해준다면 약 400억 엔(4천억 원) 분의 약제비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한다.

의료비 절감이 긴급한 과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후생노동성은 2012년 4월의 진료수가 개정 기본방침에서 재택의료의 충실화 지침을 내걸었다. 고쿠신이 의료복지대학 대학원의 부토 마사키 교수는 “2012년도가 재택의료의 원년(元年)이며 지역사회의 의사 약사 간호사 개호사 케어매니저들이 연대해서 포괄적인 재택환자 케어를 실시하는 시스템 구축이 급선무다”라고 제언한다.

약사를 둘러싼 환경을 보면 일본의 약학대학 6년제 연장에 의해서 2년간 신졸약사가 배출되지 못했던 ‘공백기’가 끝나 작년부터 병원과 조제약국 등이 약사인력 쟁탈전을 시작했다. 그러나 마음대로 약사 채용을 하지 못한 약국이 많고 재택의료에 배당될 약사 인력이 여전히 부족하다. 보건당국은 약사의 직역 확대뿐 아니라 그 직능 발휘 기회를 대폭 증대시키는 약정시책을 시행하는 것이 요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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